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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는 꼭 푹신해야 할까

서랍이 든 목침, 약재를 담는 죽침, 부부가 함께 베는 긴 베개. 옛 베개에는 푹신함 말고도 다른 쓰임과 바람이 담겼습니다.

오늘날의 푹신한 베개에 익숙하면 작은 나무 상자가 침구였다는 사실이 낯설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퇴침은 잠깐 눕거나 낮잠을 잘 때 머리를 받치던 물건입니다.

일제강점기 유물로 분류된 이 퇴침은 길이 21cm다. 느티나무 판재 끝을 45도로 맞붙이는 연귀짜임으로 모서리를 이었습니다.

안쪽에는 서랍이 있습니다. 옆판을 위로 빼면 물건을 넣어 두는 공간이 나옵니다. 사진은 닫힌 모습이지만 박물관 설명에는 이 수납공간까지 기록돼 있습니다. 머리를 받치는 자리가 곧 물건을 두는 자리였습니다.

대나무 윗면과 나무 조각 장식이 있는 긴 상자형 죽침
대나무 윗면과 나무 조각 장식이 있는 긴 상자형 죽침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다른 베개들도 실려 있습니다. 조선시대 죽침은 대나무 윗면 아래에 약재를 담는 통을 갖췄습니다. 원앙침은 부부가 함께 쓰는 긴 베개입니다. 수(壽)와 복(福) 글자를 넣은 베갯모에는 오래 살고 복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습니다.

꽃무늬가 놓인 긴 연한 파랑 천 베개
꽃무늬가 놓인 긴 연한 파랑 천 베개

서랍과 재료, 둘이 함께 쓰는 길이, 끝에 새긴 글자. 옛 베개를 만든 이들은 푹신함 외에도 무엇을 담고 누구와 나누며 어떤 바람을 전할지를 고민했습니다. 네 장의 자료사진은 익숙한 생활용품에 담긴 이런 설계를 보여줍니다.

수와 복 문자가 중앙에 있는 둥근 베갯모 두 점
수와 복 문자가 중앙에 있는 둥근 베갯모 두 점
출처 및 기준 정보

2026-10-09T23:00:00+09:00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소장품 정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사진 정보국립중앙박물관, 퇴침, 신수9487 · 공공누리 제1유형 · KOGL Type 1

국립중앙박물관의 퇴침. 일제강점기, 신수9487. 닫힌 모습이며 안쪽 서랍은 보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