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선으로 이어지던 1990년대 PC통신 생활
1990년대 PC통신 이용자는 전화번호를 눌러 접속하고, 낯익은 아이디에게 인사하고, 게시판 소설의 다음 회를 기다렸습니다.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유니텔로 대표되는 PC통신은 접속 절차와 전화요금, 동호회와 통신문학을 통해 생활의 일부가 됐습니다.
접속까지의 과정
1990년대 전형적인 전화접속은 PC에서 통신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모뎀으로 접속번호에 전화를 거는 데서 시작됐습니다. 연결되면 가입한 서비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했고, 그 뒤에야 게시판과 대화방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전용 단말기를 쓰는 방법도 있어 모든 이용자가 PC나 별도 모뎀을 가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이텔의 전신인 케텔은 1988년 9월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시작됐습니다. KT알파 공식 연혁은 하이텔 서비스 시작을 1992년 7월로 기록합니다.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도 이 시기의 대표 서비스로, 저마다 메뉴와 회원 공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모뎀의 접속음
모뎀은 컴퓨터의 디지털 데이터를 음성 전화선으로 보낼 수 있는 신호로 바꾸고, 받은 신호를 다시 데이터로 되돌리는 장치입니다. 접속할 때 들리던 소리는 양쪽 장비가 지원하는 통신 방식과 속도를 맞추는 ‘핸드셰이크’ 과정에서 났습니다.
통신 프로그램의 ATDT는 전화번호를 톤 방식으로 누르라는 모뎀 명령입니다. 프로그램이 대신 실행하기도 해 모두가 직접 입력한 것은 아닙니다. 모뎀, 전화선, 통신 프로그램, 서비스 계정은 각각 다른 역할을 맡았습니다.
후면 사진의 RS-232 단자는 PC 쪽, LINE은 전화 회선 쪽, PHONE은 전화기 쪽입니다. PHONE 단자가 있다고 통신과 음성통화를 동시에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금성사 GSM-2400 사진처럼 외장 모뎀은 전면 표시등으로 상태를 보여 줬습니다.

집 전화와 요금
집 전화와 같은 회선을 쓰는 일반적인 다이얼업 접속에서는 연결 중 음성통화를 할 수 없었습니다. 가족이 전화를 써야 하면 접속을 끊어야 했고, 별도 회선이 있는 집은 사정이 달랐습니다.
PC통신 서비스 이용료와 전화 접속 요금은 별개였고, 실제 부담은 시기·사업자·요금제에 따라 달랐습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역사 연구는 전화요금 부담과 불안정한 연결을 초기 온라인 공동체의 제약으로 꼽습니다. 이용자들이 접속을 오래 유지하기보다 읽고 보낼 것을 골랐던 배경입니다.

게시판·대화방·자료실
문자 중심 화면에서는 메뉴 번호나 명령어로 이동했습니다. 하이텔에는 문화·레저 정보로 가는 ‘go culture’ 같은 이동 명령이 있었습니다. 흔히 떠올리는 파란 바탕과 흰 글씨가 모든 시기와 프로그램의 모습은 아니었고, 그래픽과 웹 기능이 더해지며 환경이 바뀌었습니다.
게시판은 글을 남겨 두고 나중에 읽는 곳, 대화방은 같은 시간에 접속한 사람과 대화하는 곳, 편지는 특정 상대에게 보내는 연락이었습니다. 공개자료실에서는 파일을 주고받았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남은 천리안98 관련 컴퓨터 교재도 이 기능들을 각각 나눠 설명합니다.

동호회와 시삽
음악, 게임, 문학 등 관심사별 동호회는 이용자들이 계속 찾아오는 이유가 됐습니다. 같은 주제로 글과 답글을 주고받다 보면 모르던 아이디가 익숙한 사람이 됐습니다.
‘시삽’으로 불린 운영자는 규칙을 관리하고 문제 회원을 제재할 수 있었습니다. 배영의 2005년 연구는 PC통신 동호회의 지속적 관계와 반익명성을 설명하면서 유료 가입과 운영상의 문턱도 지적했습니다. 친밀한 공동체였지만 모두에게 열린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통신문학과 시청자 창구
이우혁의 『퇴마록』은 1993년 하이텔 연재를 거쳐 1994년 책으로 나왔습니다. 이영도의 『드래곤 라자』는 1997년 10월부터 하이텔 게시판에 연재됐습니다. 독자는 다음 회를 기다리며 반응을 남겼고, 작가는 그 반응을 빠르게 확인했습니다. 이 점이 PC통신문학의 주요 특징으로 꼽힙니다.
방송사도 이 통로를 썼습니다. SBS 매거진 1996년 4월호는 그해 3월부터 PC통신 시청자 대화창구를 한 부서로 모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시청자가 의견을 보내고 제작진이 받는 창구였습니다.
PC통신과 인터넷
PC통신과 인터넷은 한쪽이 끝나고 다른 쪽이 시작된 관계가 아닙니다. 하이텔은 1996년 웹 서비스와 멀티미디어용 전용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서비스 내부 게시판, 인터넷 접속, 웹 이용 방식이 겹치며 함께 변했습니다.
PC통신은 낡은 외관 때문에 아날로그 문화로 기억되기도 하지만, 컴퓨터가 주고받은 정보는 디지털이었습니다. 음성 전화선을 쓰는 모뎀이 그 사이를 이었습니다.

지금과 이어지는 관계의 방식 · 나우히트의 시선
오늘의 취향 커뮤니티에도 같은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누가 글을 정리하고 규칙을 지키는가, 오래 활동한 사람의 신뢰는 어떻게 쌓이는가,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독자의 반응은 창작자에게 어떻게 닿는가. 기기와 속도가 바뀌어도 이 질문은 그대로입니다.
전화요금과 접속 제약은 실제 부담이었고, 지금의 편리한 접속은 더 많은 선택을 가능하게 합니다. PC통신의 역사는 ‘옛날이 더 좋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이 연결을 만들고 그 연결을 관계로 바꿔 온 과정입니다.
출처 및 기준 정보
2026-10-13T23:37:28.396Z
한국학중앙연구원, 「KT알파㈜」: 케텔과 하이텔의 서비스 변천 ↗KT알파 공식 연혁: 1992년 7월 하이텔 서비스 시작 ↗Computer History Museum, Networking & The Web: modem function ↗USRobotics, Courier modem guide: handshaking and link negotiation ↗USRobotics, modem command reference: ATDT and connection commands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 인터넷 문화의 특성과 발전방안」(2008), 인쇄 16쪽: 전화요금과 접속 제약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배영 「네트워크 사회의 인간관계와 사회심리」(2005), 인쇄 29–32쪽 ↗한국문학번역원, 「퇴마록」: 1993년 하이텔 연재, 1994년 출간 ↗한국학중앙연구원, 「PC통신문학」: 게시판 연재와 독자 반응 ↗SBS 매거진 1996년 4월호, 「PC통신과 방송」, 인쇄 92–93쪽(PDF 90–91쪽): 시청자 대화창구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자료 목차: 천리안98의 편지·게시판·갈무리·대화방·자료실 ↗Photo: 국립민속박물관 (National Folk Museum of Korea); photographic EXIF credit: Kim Joo Wan; Hitel computer terminal.jpg; 2018-07-03; Korea Open Government License Type 1 (Attribution). Changes: original file unedited; 8:5 center crop in the gallery display. ↗Korea Open Government License Type 1 (Attribution) · 이미지 이용 조건 ↗Photo: alanine; 古董 (Flickr original title); GoldStar modem, 2400bps top.jpg (Commons file title); 2010-11-04; Creative Commons Attribution-ShareAlike 2.0 Generic. Changes: primary MPO frame resized to 1600×1200 and converted to JPEG; no file crop or AI editing. Gallery display uses an 8:5 center crop. Derivative remains CC BY-SA 2.0. ↗Creative Commons Attribution-ShareAlike 2.0 Generic · 이미지 이용 조건 ↗Photo: Leon Brooks; External dialup modem back panel; capture date unknown; Released into the public domain by Leon Brooks (PD-author). Changes: original file unedited; 8:5 center crop in the gallery display. ↗Released into the public domain by Leon Brooks (PD-author) · 이미지 이용 조건 ↗앞 덮개를 닫은 하이텔 PC통신 전용 단말기. 2018년 소장품 촬영 자료이며, 1990년대 사용 현장 사진이 아닙니다.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National Folk Museum of Korea); photographic EXIF credit: Kim Joo Wan, “Hitel computer terminal.jpg”, 2018-07-03.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Hitel_computer_terminal.jpg. 이용 조건: Korea Open Government License Type 1 (Attribution), https://www.kogl.or.kr/info/licenseType1.do. 변경: 원본 파일 무편집. 화면에서는 8:5 중앙 크롭. 원소장처: https://www.nfm.go.kr/common/data/home/relic/detailPopup.do?seq=PS0100200100107435800000.
금성사(GoldStar) GSM-2400 외장 모뎀. 2010년 촬영된 옛 기기로, 전면 상태 표시등이 보입니다. 제조 연도는 미확인입니다. 사진: alanine, “古董 (Flickr 원제); GoldStar modem, 2400bps top.jpg (Commons 파일명)”, 2010-11-04.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GoldStar_modem,_2400bps_top.jpg. 이용 조건: Creative Commons Attribution-ShareAlike 2.0 Generic,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2.0/. 변경: 원본 MPO의 대표 프레임을 1600×1200 JPEG로 축소·변환. 파일 크롭·AI 편집 없음. 화면에서는 8:5 중앙 크롭. 변환 사진에도 CC BY-SA 2.0 적용.
외장 다이얼업 모뎀 후면의 RS-232·LINE·PHONE 단자. 접속 구조를 설명하는 자료 사진이며, 기종과 촬영일은 미상입니다. 1990년대 촬영 사진으로 확인된 자료는 아닙니다. 사진: Leon Brooks, “External dialup modem back panel”, 촬영일 미상 (Commons 이전: 2013-03-01).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External_dialup_modem_back_panel.jpg. 이용 조건: Released into the public domain by Leon Brooks (PD-author), https://commons.wikimedia.org/wiki/Template:PD-author. 변경: 원본 파일 무편집. 화면에서는 8:5 중앙 크롭.
한국통신이 공급하고 제일정밀공업이 만든 PC통신 하이텔용 단말기. 앞 덮개에 키보드가 달려 있어 열면 화면이 드러납니다.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 하이텔 단말기(074358) /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 공공누리 제1유형
1990년대 초반에 제작된 286 컴퓨터. 모니터 하단에 TriGem 마크가 있고, 본체에는 플로피디스크 투입구가 있습니다.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 컴퓨터(087730) /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 공공누리 제1유형
1994년에 제작된 모니터·본체 일체형 컴퓨터. 모니터 상단에 ‘삼성가족PC’ 스티커가 붙어 있고 5.25인치·3.5인치 플로피디스크 투입구가 있습니다.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 컴퓨터(087729) /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 공공누리 제1유형

